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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일기> 385일째 (2013년 6월 18일 화요일) “더워서 도저히 생산성이 오르기 어려운 하루입니다.”

<여의도일기> 385일째 (2013년 6월 18일 화요일)
 
“더워서 도저히 생산성이 오르기 어려운 하루입니다.”
 
  
1.
10시 상임위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창조경제와 상정된 법안에 대해 발언하였습니다. 발언내용은 영상으로 대신합니다.
  
[미방위 현안질의] 창조경제를 통해 현 사회 구조를 깨면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짤 수 있길 바랍니다. 
 


 

 

 
2.
점심은 제 방에서 민간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하였습니다. 원자력 안전과 재생에너지, 그리고 전력 형편에 대해 주로 보고서를 내고 계신 분입니다. 대개 민간연구소 박사들이 기업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건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지요. 또 지금과 같은 예민한 정치·경제적 현실에서 정치인과 편하게 만나 서로 자문하고, 문답을 나누기도 괜한 오해에 부딪히기도 하지요. 그래서 서로 비공식적으로 만나기로 했고, 아예 제 방에서 함께 간단히 점심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습니다. 최근 민간연구소에서 원자력안전 관련 보고서를 낼 수 있는지, 혹시라도 한계가 있을 수 있는지를 물었고, 연구위원의 입장에서 현재 전력사정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지 등을 자문 받았습니다. 저도 제가 가지고 있는 국회에서 생산된 여러 원자력과 한국의 발전관련 재생에너지 관련 여러 자료들을 복사해 드렸습니다. 협력을 요청 드렸습니다.

 
3.
주한 미2사단에서 미군들에게 태권도를 지도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미국의 재정절벽으로 예산삭감이 이루어져 이 사업을 한국 측의 지원으로 계속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문의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전에 인연을 바탕으로 문화체육부 국장님께 협의를 부탁드렸고, 오후 3시 함께 만나 논의하였습니다. 문화부 예술정책국장과도 미팅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오늘에 대한 방대한 사진 기록을 남길 수 있을지에 대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융성의 한 테마로 한국의 오늘을 기록했으면 싶고, 방대한 아카이브를 구축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다큐멘터리 작가들과 작업에 대한 기획안을 함께 논의하였습니다.

 
4.
오늘 우리 방 온도는 30도가 넘습니다. 더구나 장마철이라 습도까지 겹치니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 아침에 중앙일보던가요? 청와대 비서실 온도를 낮춰서 일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칼럼이던가요, 슬쩍 스치듯 읽었습니다.(어느 신문기자의 전언에 따르면 어느 부서건, 모르겠습니다, 국회도 그런지, 기자실 온도는 25도로 맞춰주고 있다네요.) 하긴 국회의원들은 노는 사람들이고, 그야말로 개인적인 욕망에 가득 찬 사적 직업에 불과하고, 권력욕에 가득 찬 개인의 이기적 자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굳이 온도를 맞춰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겠지요. 그렇다고 특별한 온도를 요구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다만 정책의 실패, 정치의 실패를 국회가 담당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책임의 소재와 근거를 명확히 하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말로 원전 마피아 때문인지, 한전 때문인지, 원자력발전을 제때 증설하지 않아서 그런 건지, 오로지 산업용 전력을 위해서 가정용과 업무용 전력을 희생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가정용 전력을 또 300㎾던가요, 거기 넘으면 그야말로 전기료 폭탄이 떨어진다면서요? 산업용도 그렇게 하고 있는 건지, 이런 저런 생각이 스칩니다. 하여튼 더워서 도저히 생산성이 오르기 어려운 하루입니다. 찻물 끓이기도 쉽지 않은 날입니다.
 
최근 밤마다 원자력안전, 미래부의 과학기술 자료를 보느라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몸이 안 좋아서 저녁 일정도 취소하고 몇 달 만에 가장 일찍 퇴근합니다. 연이틀 천 페이지 넘는 자료를 읽은 후유증인 듯합니다.

 
 
◎ 읽은자료
  
1. 탈핵에너지전환 사회를 위한 비전과 과제 연속 정책세미나
1) 우리나라 원전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_3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위원회 위원장)
2)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이대로 좋은가? _21 유정민 (안양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3) 국가 에너지효율 평가 및 정책방향 _39 이성인 (에너지 경제연구원 박사)
4)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위한 전제와 가능성 _61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2. 핵 없는 세상을 위한 비전과 전략, 19대 국회의 역할 토론회
[기조강연]
1) 기후변화시대의 탈핵-그린 에너지 _103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발제문]
2) 19대 국회의 탈핵-에너지전환 정책 과제 _121 양이원영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사무국장)

[토론문]
3) 태양광 보급 촉진을 위한 제도개선 _129 서왕진 (서울시장 정책특보)
4) 원자력 관련 법령의 문제점 지적과 삼척 진상조사단 구성을 촉구하며 _132 김영희 (탈핵법률가 모임 해바라기 변호사)
5) 핵없는 세상을 위한 비전과 전략 _146 진상현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6) 생명의 밥상과 농업을 위협하는 핵발전, 이제는 중간할 때 _150 백필애 (한살림 서울생협 사회 특별위원회 위원장)
7)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교육 _152 이창국 (핵 없는 세상을 위한 교사학생학부모연대(준) 사무처장, 전농중학교 교사)

3. '고리 1호기 안정성, 재가동에 문제없나?' 긴급토론회
 1) 핵발전소 압력용기의 조사취화 _159  이노 히로미츠 (일본 동경대학교 명예교수)
  
4. 탈핵에너지전환 사회를 위한, 19대 국회와 지방자치단체 협력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
 1) 원전하나 줄이기 종합대책 소개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제도개선 건의사항 _187
2) 탈핵에너지 전환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주요추진사항 및 건의사항 _200 노원구청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장 모임)
 
5. 신재생에너지 분류 체계 정비를 위한 간담회
1) 신재생에너지 정의·분류·통계체제 정비 방안 _227 조상민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원)

6. 탈핵, 어떻게 할 것인가? 탈핵원년을 위한 19대 국회와 대선 과제
1) '탈핵 및 에너지전환 기본법'의 필요성과 제정방안 _249 하승수 (녹색당 사무처장, 변호사)
2) 탈핵을 위한 로드맵과 핵심 과제 _273 김현우 (진보신당 녹색위원장)
3) 탈핵을 위한 19대 국회의 과제 _281 우원식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국회의원모임 책임연구의원, 국회의원)
 
7. 탈원전 대안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
1) 설계수명이 끝난 낡은 월성1호기는 반드시 폐쇄해야 _297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2) 전력수급문제와 대구경붑 신규원전문제 _306 석광훈 (녹색당)

8. 그린피스 탈핵현황 인터넷 브리핑
 1) 그린피스 국제본부 _341 Jan Beranek
2) 그린피스 벨기에 _346 Jan Vande Putte
3) 그린피스 스페인 _349 Raquel Monton
4) 그린피스 프랑스 _353 Sophia Majnonj
5) 그린피스 스위스 _357 Florian Kasser
6) 그린피스 독일 _361 Andree Boeling

9. '탈원전 정책의 국제 동향과 한국사회의 모색' 국제심포지움
 [Session 1] 기조연설
1) 후쿠시마 핵사고로부터 얻을 한국의 교훈 _371 우원식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책임연구의원, 국회의원)
2) 후쿠시마 이후 - 일본의 탈핵 가능성과 사회정치적 환경의 현황 _378 이이다 데츠나리 (일본 지속가능한에너지정책연구소 소장)

[Session 2] 한국의 탈핵 에너지전환 : 기술경제적 가능성의 검토
3) 독일의 사례 : 탈핵 에너지전환을 위한 기술경제적 대안 _392 미란다 A. 슈로이어 (베를린자유대 교수, 독일환경자문위원)
4) 한국의 사례 : 한국 에너지 전환 시나리오의 검토 _402 안병옥 (에너지대안포럼 운영위원장)

[Session 3] 탈핵 에너지전환 정책 형성에 대한 정치적 의사결정과 시민참여
5) 탈핵의 정치사회적 결정에 대한 독일의 경험 _423 미란다 A. 슈로이어 (베를린자유대 교수, 독일환경자문위원)
6) 탈핵을 위한 일본의 노력과 지역적 차원의 노력 _436 요시오카 타츠야 (일본피스보트 대표)
7) 한국 탈핵 에너지전환을 위한 정치사회적 전략의 제안 _451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

10. 동아시아 탈원전 자연에너지 네트워크 한·일 공동 심포지엄
1) 한국의 탈핵운동의 현황과 동아시아 국제연대 _469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위원장,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집행위원장)
 
11. 세계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현황과 한국의 파이로 프로세싱
[발제문]
1) 미국 및 전세계의 사용후 핵연료 관리현황 _495 피랭크 반 히펠 (미국 피리스턴대 교수)
2) 일본의 재처리추진 논리의 변화-핵무장? _513 마사 타쿠보 (Kakujoho 웹사이트 운영자)
3) 프랑스와 영국의 플로토늄 산업 _545 마이클 슈나이더 (국제 에너지 정책전문가)
4) 지속가능한 핵에너지를 위한 파이로 프로세싱 기술 _573 박성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원장)

[토론문]
5) 파이로-소듐냉각고속로 연구개발 정책 현황 _589 정택렬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기술과 과장)
6) 사용후 핵연료 관리 정책 현황 _591 김정화 (지식경제부 방사성폐기물과 과장)
7) 사용후 핵연료 처리, 다국적 방안을 고민하자 _593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8) 사용후학연료 처분과 파이로 프로세싱의 쟁점 _595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 국장)
 
연구단체 소개글

<여의도일기> 384일째 (2013년 6월 17일 월요일) “국정원의 선거 불법개입 문제에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

<여의도일기> 384일째 (2013년 6월 17일 월요일)
 
“국정원의 선거 불법개입 문제에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이미 7~8년 전 지금의 현안에 대해, 그리고 당시의 현안에 대해 입장표명을 해놓았습니다.”
 
  
1.
9시30분 본청에 도착해서 민주당 미방위원들 간의 간담회에 참석하였습니다. 회의 전 비공식적 사전미팅입니다. 동료의원님 아드님께서 SK와이번즈 야구단에 근무하고 계십니다. 야구선수는 아니고요. 야구에 대한 관심을 끄기로 했는데, 갑자기 야구 생각이 나서 SK와이번즈 쪽에서는 요즘 SK 야구단의 내부 문제를 어떻게 보고 계신대요? 하고서 말씀을 여쭈었습니다. 하여튼 야구 관심 끊어야 되는데, 쉽지 않습니다. LA다저스도 자꾸 엉망이고, 어제 커쇼도 불펜진 때문에 날렸고, 오늘은 그레인키가 홈런 때문에 망가졌고...
 
 
2.
10시부터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대한 업무보고와 현안질의가 있었습니다. 제 질의 내용은 영상으로 대신합니다. 화를 안 내야 되는데, 또다시 거짓말을 해서 언성을 높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지난주 제가 한빛 원전 3호기 재가동 문제에 대해 이미 보도자료와 기자회견을 가졌었거든요. 그때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해명이 있었습니다. 물론 위법을 모면하려는 거짓이었지요. 제게 원자력안전위원장께서 전화도 걸어오셨더군요.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고 했습니다. 오늘 회의장에 앉아 쭉 답변을 듣는데, 논거가 대부분 거짓이고, 위법이고 탈법이더군요. 그래서 또 못 참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제 급한 성질이 문제입니다. 성정이 격해서 늘 한계이지요.
 

 
[미방위 원자력안전위원회 현안질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전력수급이 아닌 원자력의 안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기관입니다."
 

<동영상 링크> http://youtu.be/y9IJ5Erz804 

3.
점심은 국회의원회관에서 KBS 관계자 두 분과 식사를 하였습니다.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부분, 공영방송의 중립성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한시간 넘게 진지한 토론을 하였습니다. 책에 제 싸인을 해 선물로 드렸습니다. 오랜만에 원통12사단에서 근무할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찾아왔습니다. 옛날 이야기 30분 동안 하였습니다.
 
 
4.
2시부터 밀린 일기, 밀린 자료 정리하고 있는데, 한전KDN 사장께서 소프트웨어진흥법 관련 제안설명을 하시겠다고 오셨습니다. 설명 들었고, 원자력안전 관련해서 KDN과의 업무관련성에 대해 도리어 제가 집중적으로 질문하고, 이해를 갖는 시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다시 일좀 하려고 했더니 미래부 2차관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주파수경매 관련 비공개 설명을 요청하셨습니다. 얼마 전 주파수 배분 관련해서 비공개 당정협의를 가졌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비록 제가 야당입니다만, 미방위원으로서 당연히 새누리당과 동일한 수준의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청했습니다. 그랬더니 미래부측에서 민주당 원내대표와 간사께 먼저 설명을 드리고, 그런 다음에 비로소 제게 설명을 할 수 있다고 했더군요. 민주당 원내대표와 저의 관계를 서열관계가 아니라 민주당내의 문제잖아요. 다시 연락하라고 했습니다. 미방위원으로서는 동등한 자격이니까 간사에게 먼저 보고하는 건 참겠지만, 그리고 여당에게 먼저 보고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더 이상은 수인할 수 없다. 와서 보고해라, 그랬습니다. 그래서 오늘 오신 모양입니다.
 
저는 박근혜 행정부의 창조경제가 성공하길 바랍니다. 박근혜 정부 최고의 비전이기 때문에 박근혜 행정부의 성패가 창조경제의 성공여부에 달려 있고, 이는 곧 미래창조과학부의 성패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파수 경매에 대해서 한참동안 이야기했고, 제가 최근 공부한 문제점 쭉 지적을 했고, 몇 가지 당부말씀 드렸습니다. 도리어 좀 더 과감해지기를 부탁드렸습니다. 창조경제를 핵심 비전으로 내걸었으면, 좀 더 철저하고 치밀하고 과감해 달라. 제가 존경하는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여러 책들 이야기 구체적인 사례로 말씀드리면서 의견을 교환하였습니다.

 
5.
국정원의 대선 불법 개입 사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국정원법 위반과 선거법 위반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언급할 가치도 없는 국가적 불법이고, 정보기관의 권한남용이고, 대통령 선거에까지 사실상 불법적 영향을 끼치려 했고, 사실상 끼쳤고, 법적으로 분명한 위법이자 불법입니다. 강력하게 비난합니다. 다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첫째, 국정원의 불법선거 사건은 그 이전에 앞서, 그 이전에 국정원의 정치개입, 불법적 정치관여 사건입니다. 국내 정보라는 이유로 사실상 국내정치를 자행해온 정보기관의 치명적 위험입니다.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그토록 지적했음에도 여전히 이 문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불법과 탈법을 계속 자행하고 있는 것은 민주공화국으로서 지독히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두 번째로, 그간 종북 척결이라는 이름으로 국가안보로부터 나라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대북위협으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이유로 사실상 광범위하게 정치적 개입을 자행해 왔고, 광범위하게 시민을 사찰해왔고, 광범위하게 정치적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를 계속해온 건 국가기관으로서 분명한 폭력입니다. 국정원의 안보적 기능, 정보적 기능을 도리어 정권안보를 위해서, 그리고 편협한 의미의 체제 안보를 위해서, 그리고 임명권자에 대한 사적 충성의 도구로 사용해온 것이야말로 반헌법적 작태입니다. 물론 대통령 선거에 대한 불법적 개입, 비난받아야 마땅하고, 법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근본적으로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 국가폭력의 행사가 더 큰 문제고, 포괄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리고 왜 이 문제를 그간 민주정부 수준에서 해결하지 못했는지, 왜 여전히 이 문제가 아직까지 해소되지 못하고 위험한 지경에까지 처해 있는지 생각하면 답답하고 우울합니다.
 
17대 때 제가 정보위원으로 일했습니다. 그 당시 정보위원의 임기는 4년입니다. 지금은 물론 법이 바뀌어서 2년으로 돼있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이유 없이 2년 만에 정보위를 떠나야 했습니다. 저도 쫓겨났고, 함께 일했던 임종인 의원도 2년 만에 정보위에서 쫓겨났습니다.물론 핑계거리는 있었겠지요. 하여튼 당시 제가 여당 소속 정보위원이었는데, 국회법 위반을 무릅쓰고 2년 만에 저를 정보위에서 내보냈습니다. 누가 그랬는지, 누구 책임인지, 기록하진 않겠습니다. 저도 정확히 모릅니다. 하여튼 몇 차례 불려갔고, 다른 의원을 사보임하는 형식으로 저는 내보내졌습니다. 그때 일관되게 국정원 개혁에 대해서 제가 주장을 했습니다. 국정원 회의록은 비공개입니다. 정보위 회의 전체가 그렇습니다. 앞으로 20년 뒤면 공개될 것입니다. 제가 국정원 개혁에 대해서 국내정치 개입에 대해서, 과연 어떤 주장을 했는지, 먼 훗날 역사적 기록으로 남을 것이기에 두려움은 없습니다.
 
다만 제가 그 당시 어떤 주장을 했는지는 제가 말할 순 없겠지요. 간혹 제게 현안에 대한 모든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제가 이미 7~8년 전 현재의 현안에 대해, 그리고 당시의 현안에 대해 입장표명을 해놓았다고 변명하면 좀 우습지요?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그 문제의식이 그대로 지속되고 있고, 제 주의·주장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고, 제 주장 자체가 늘 그냥 공론으로 흘러가버리고 있다면... 그럼에도 끊임없이 외쳐야 되겠지만 말입니다. 과연 그때 제가 느끼는 그 공허함, 안타까움, 혹은 억울함이 있을 순 있겠지요? 그때 보고서 비공개로 낸 것도 있고, 당시 신기남 위원장과 함께 시도한 일도 있고, 노력했던 문건들도 있고, 국정감사 자료집도 있을 텐데 다 무의미했던 모양입니다. 저는 이 문제가 한국사회 국가폭력의 문제, 정보기관 권력남용의 문제, 국내정치 개입 문제, 정보기관의 한계 문제, 국내정치에 대한 사실상 수사권의 문제, 결국 정보기관의 총체적 개혁의 문제, 시민권에 대한 보장의 문제로 바라봤고, 포괄적인 문제로 이해를 해왔습니다. 특정 분야를 탁 꼬집어서 특정 불법사항을 딱 끄집어내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도리어 부분만을 강조한 나머지 전체를 놓칠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이 여전합니다. 그래서 안타깝고, 또 억울하고, 언제까지 우리사회가 이 문제로 정치적 악용과 국가폭력과 불법의 소용돌이 속에서 주권자로서의 굴욕감과 수치심을 맛봐야 하는지 생각하면 화가 납니다. 나라와 국가기구가 정치가, 시민과 시민의 기본권을 위해서 봉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민을 억압하고 감시하고, 시민의 주권자적 의사결정에 불법적 영향을 미치려 하고, 그런 방식으로 시민의 의사결정을 도탄에 빠뜨리는 이런 식의 정치가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지 갑갑합니다. 옛날 글을 찾다가 기고문 하나와 라디오 대담 하나를 찾아냈습니다. 2009년 3월 글이네요. 기록으로 첨부해 둡니다.

 

 <시사저널>

 
역할 재점검하고 기본에 충실해야 국민 신뢰 얻는다

국정원 개편,교류와 분석·융합은 이 시대 정보개혁의 키워드, 능력에 입각한 공정인사가 조직 살리는 길
  
최재천 (법무법인 한강 대표변호사)
 
 문제는 신뢰이다. 국가정보원의 존립은 오로지 시민과 의회의 신뢰에 의존한다. 국정원장에 대한 통치권자의 신뢰가 아니다. 통치권자에 대한 국정원장의 충성심은 더더욱 아니다.
  
미국에서는 정권 교체를 이유로 중앙정보국(CIA) 수장과 국가정보국(DNI) 수장에 대한 인사가 있었다. 우리도 정치적 이유로 국정원장에 대한 인사가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라 할 수 있는 원세훈 전 행정안전부장관이 신임 원장으로 취임했다.
  
국정원의 개편 방안에 대한 논란은 청문회장에서 시작되었다. 원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국정원의 국내와 해외 파트를 합치는 방향으로 개편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는 국정원의 기능과 조직에 대한 전면적 개편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고, 사회적 논란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발언의 파장과는 달리 현 시점에서는 원장의 구상이 오해였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국정원의 한 핵심 관계자는 “당시의 보도는 잘못된 것이다. 정보 통합 교류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것이지, 1차장과 2차장의 조직과 기능의 통합을 말했던 것은 아니었다”라고 확인했다. 그런 차원에서 1, 2, 3 차장들에 대한 후속 인사가 단행되면,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은 말끔히 정리될 것이다.
 
국정원 조직은 대의회 업무와 예산 등 살림을 담당하는 기획조정 파트, 국외 파트, 국내 파트, 대북 파트 등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조직은 정보 기관 조직 원리에 따라 각기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운영된다. 문제는 이러한 조직 원리가 부서 간 정보교류와 융합에 대한 장애물로 작용하는 데 있다. 인사와 예산 등을 둘러싼 조직 이기주의가 생겨나기도 한다. 대외적 팽창을 지향하던 국정원의 임무와 조직은 정권 교체를 거듭하면서 축소되었다. 이런 영향의 연장선상에서 관심은 내부로 모아지고, 지역 편중 인사, 승진만을 노린 줄대기라는 잘못된 습성이 배태되기도 했다. 이런 조직 운영의 불합리함은 결국, 정보 기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진 한편, 정보의 융합과 집중성의 원칙에 크게 어긋나는 상황으로 치닫기까지 했던 것이 현실이다.
 
미국은 지난 9·11 사태 이후 16개 정보 기관에 대한 철저한 분석에 착수했다. 수많은 첩보를 획득하고도 9·11 테러를 막지 못한 정보 기관의 책임은 교류와 융합의 결여에 있었다. 그래서 국가정보국(DNI)이라는 기구가 새로 만들어졌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정보의 교류·분석·융합은 이 시대 정보 개혁의 키워드에 해당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하자면, 부끄러운 한국적 현실이다. 혈연, 지연, 학연 등 각종 사적 연고로부터 정부 활동이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된다. 철저히 능력에 입각한 공정 인사, 사적 인연으로부터 자유로운 탕평 인사야말로 정보의 융합만큼이나 중요한 조직의 융합이다. 
 

수많은 첩보에도 9·11 테러 막지 못한 미국

노무현 정부 시절의 일이다. 국회가 중심이 되어 국정원 개혁 법안을 만들고, 여당이던 당시 열린우리당은 별도의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국정원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수차례 회의 끝에 안을 만들어, 청와대 비서 라인 최고위층과 여의도 어느 호텔에서 조찬을 겸한 회의를 갖게 되었다. 국내 정치 정보 수집 기능과 정책 조정 기능, 국정원 기능에 대한 의회와 문민 통제 강화 등이 주된 쟁점이었다. “이 정부까지만 그대로 쓰고, 그 다음에 하면 안 될까요?” 이 한마디에 국정원 개혁은 그 즉시 멈춰서고 말았다.
 
정보의 공급자가 국정원이라면, 정보의 수요자는 청와대이다. 정보는 결국, 소비자이자 주문자인 청와대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다. 국내 정보 특히 정치 정보에 대한 수요가 바로 그것이다.
  
한나라당은 의원 입법으로 정치 정보에 대한 국정원의 임무를 확실히 하자고 나서고 있고, 민주당은 역시 반대 입법을 통해 정보 기관의 월권을 경계한다. 국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미흡한 상태에서 법안 논쟁의 결론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이 문제는 역사적 전환기에 놓인 국제 정세 그리고 국민의 눈높이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리언 파네타 신임 CIA 국장은 청문회에서 CIA의 ‘새로운 장’을 약속하면서, “의회와 미국 대중에 대한 정직과 책임성을 요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파네타는 부시 정부가 과도한 비밀 문화를 키워온 탓에 일을 그르쳤다고 비판했다. 데니스 블레어 신임 DNI 국장은 청문회에서 16개 정보 기관들에 대해 ‘극히 중요한 균형’을 추구할 것이라며, “나는 의회에 의한 것도 포함해, 독립적인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믿는다. 이는 악용을 방지하고 시민의 자유를 지키고자 함이다”라고 했다. 이는 현재 우리 시민사회가 추구하는 국정원의 비전과 결코 다르지 않을 것이다.
 
최근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에 대해 행동을 개시했고, 조세 피난처를 통한 탈세 행위에 대해서는 제재조치를 준비 중이다. 우리도 금융감독원이 있고, 금융정보분석원이 있고, 검찰에는 금융조사부와 범죄정보기획관실이 있다. 산업기술 유출에 대한 정보 기관의 협조와 대응은 당연하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경제 정보에 대한 대응을 요구한다. 돈 세탁, 조세 피난, 불법 자금 거래 등이 그 예이다. 국정원의 조직과 기능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볼 때, 국내 파트와 국외 파트의 융합에서는 물론 유사 정보 기관인 검찰과 경찰, 금감원, 국세청, 외교부와의 협조와 융합이 중요하다. 이런 관점의 융합과 조정이라면, 국민은 선뜻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는 좁은 땅에 8천만이나 되는 인구가 밀집해 있고, 남북은 분단 상태이다. 휴전선은 세계 최고 수준의 무력 긴장이 고조되어 있다. 주변에는 ‘미·일·중·러’라는 세계 초강대국들이 버티고 있다. 코끼리가 사랑을 해도, 혹은 싸워도 잔디밭은 망가지기 마련이라는 스리랑카 속담이 있다. 중일전쟁과 러일전쟁이 그러했고, 일정 부분 한국전쟁도 그런 측면이 있었음을 역사는 잘 말해준다.
 
북한은 김일성 전 주석 탄생 100주년인 2012년을 계기로 새로운 체제를 출범시키려 한다. 남북은 각기 ‘통미’만을 고집하며, 서로 간 대화의 끈은 놓아버렸다.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세계 경제 체제, 테러와의 전쟁과 미국 일방주의로 대표되는 국제 안보 체제는 지금 대전환기에 들어섰다.

원세훈 체제의 국정원은 바로 이런 국제 정세와 국민의 관점에서 국정원의 역할을 재점검하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길이다. 국정원은 청와대의 신뢰보다는 국민의 신뢰를 먹고사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노컷뉴스] "국정원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기구 측면에서는 악용, 남용 위험성이 큰 국내파트를 철저히 소멸시키던지 완벽하게 분리시켜 더 이상 권한남용이나 관성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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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간송미술관과 예술의전당, 그리고 미술사 하는 분들과 약속이 돼있습니다. 결국 간송미술관의 미래, 그리고 발전방향, 그리고 공공성에 대한 몇몇 이야기들을 그냥 가볍게 할 것입니다. 제가 상임위를 떠났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여전한 관심사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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